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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전 잡지책에 실린 저의 수필입니

이제는 말할 수 있습니다

력한  항생제인  테트라싸이클린이라는 약으로도 치유하지 못할 만큼의 중증의 혼란과 감정.

당신을 처음 본 그때는 분명 그랬습니다

뭐라 표현해야 할지 심장이 멈출 것만 같았지요.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카페에서 당신은타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무명가수였습니다 .

노래를 부르면서도 내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 봤다던 당신과의 만남은 운명처럼 시작되었고

당신은 우리 만남을 우연 아닌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필연이라는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어느날 순간의 타오름을 주체하지 못하고 술기운을 빌어 사랑한다 말했지요

사이키델릭한 조명과 ROCK음악의 울림속에서도 고요한 정막과도 같이 또렷하게 들려왔습니다.

그렇게 운명처럼 다가온 당신은 모든것을 뜻하는 기호라며 ' 별 '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애스테리스크라 불렀지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우리는 서로 추구하는 방향과 살아가야 하는 가치관의 차이로 현실적 갈등을 겪어야 했고,

최소한의 미래를 제시못하는 당신과의 마찰로 이별을 하게 되었지요

그래요 !

당신말처럼 우리의 이별도 예전부터 계획된 필연적 만남이었지 모릅니다 .

모스크바 광장이라 이름지었던 공원의 넓직한 벤치와 전망좋은 카페의 만남도

일요일과 함께 떠난 사람처럼 다시는 와 주지 않을 것입니다.

다운 타운의 무명가수로 살아갈 당신.

이제는 말할 수 있습니다 .

많이도 좋아했던 한 남자가 있었고 누군가가 강력한 처방을 내려주지 않으면 헤어나지 못할 만큼의 깊은 슬픔에 빠진 적도 있었다고-

삶은 주어지고 다가오는 성숙된 시간속에서 따사로운 햇살이 드리우며 때로는 비바람이 몰아쳐 나를 쓰러뜨리기도 했지만

이제 난 새로운 사랑을 찾아 그의 별이 될 것입니다

당신은 내 나이 스물하고 넷일때 찾아온 아주 특별한 만남이었고 아직도 불현 듯 찾아오는 그리움입니다.

오늘처럼 참을 수 없을 만큼 그리움과 슬픔인 것은 진작부터 당신과의 헤어짐을 예견치 못한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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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의 신부                      

 

 

 

는 당신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

아직 보낼 준비도 못했는데 당신은 너무나도 쉽게 떠났기 때문입니다.

그저 가위눌림으로 고통받던 지난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얼마전 제물포에서 빈관을 두고 당신을 위한 천도제를 지냈습니다.

이승에서 떠돌지 말고 하늘에서라도 잘살라는 기원을 담은 제였습니다.

당신의 홀어머니는 믿을 수 없다는 통한의 슬픔에 참석하지 않으셨고

몇 명의 친구만이 마지막 가는 당신에게 즐겨 입던 옷 몇 벌과 가는길 부족함 없이 쓰라고

노자돈도 두둑히 주며 영혼을 달래주었습니다

마치 당신을 죽게한 피고인처럼 몇 번이고

불려다니는 버거움과 사이판까지 오가며 현장상황을 진술했던 힘겨움은 사치쯤으로 치부할 수 있었습니다 .

그러나 꿈속에 당신의 모습이 나타나면 내가 죽는다는 예언을 전해 듣고는 당신이 무서워 견딜 수 없는 공포감에

몇 날을 앓아 누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

반나절이 지나도 떠오르지 않으면 상어밥이 되었을 것이라는 현지인의 말에 얼마나

울었던지요 .

그럴수만 있다면 당신과 사이판으로 떠나던 날로 되돌리고 싶습니다 .

당신과 나 그리고 몇 명의 벗들과 여행을 떠나던 그날은 어린아이처럼 즐거웠지요.

도착 첫날 당신과 난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실연의 아픔을 딛고 새롭게 시작한 사랑을 당신은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

실패로 끝난 결혼생활을 보상받으려는 듯

열심히 살겠다는 강한 의지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내가 알지 못한 깊은 슬픔이 있었나 봅니다

구인 내게도 얘기하지 못하는 절절한 외로움이 있었나 봅니다

예정대로 결혼을 했지만

그것은 사랑없는 굴레에 불과했고 서른 넷이라는 나이에 이해심 많은 사람과 살면서도

자신의 결점을 탓하던 당신을 생각합니다 

칠흙같은 밤에 당신은 바다로 간다 했습니다

내게 눈길 한 번 안주고 바다 가운데로 걸어 갈 뿐이었습니다 .

그렇게

당신은 내 앞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포세이돈의 신부가 되어 바다로 간 당신

아직까지 시신을 추수리지 못했는데도 뉴스의 특종감은 못되는지 당신에 관해선 한 마디도

물어보지도 않고 누구하나 속시원하게 대답해주지도 않았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당신이 없어도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것이고 저마다 하루를 바쁘게 살아 갈 것 입니다 .

이제 나는 당신을 보내려 합니다.

그저 솟구쳐 오는 슬픔인 것은 더 많은 사랑을 주지 못했음이 서러운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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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하지 말아라            

 

 

남과 이별은 공존하는 것이라는 통속적인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외 너에게 특별히 해 주고 싶은 말이 없다.

가치관과 관념의 차이로 더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는 시간이 오기 전에 합의한 결단은

옳았는지 모른다.

사실 결심을 하고 실천에 옮기기까지 많이도 괴로웠으리라.

하나에서 열까지 눈앞에 스치는 모든 게 슬픔으로 다가오며 무심히 지나쳤던 만남이

이제 온통 추억으로 자리잡아 때로는 좋은 시절로 때로는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으리라

지나고 나면 사랑인 것을 좀 더 친절을 베풀지 못하였음이 못내 서럽게 느껴지리라.

이렇듯 만남과 이별은 하늘의 뜻이기에 우리에게 몇 번쯤 오가는 바람이라 생각하여라.

향내나는 미풍일 수도 매운 찬바람 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처음 상대를 만났을 때 누구나 자신들 만큼은 영원할 것이라 다짐하지만

너 또한 예외라 속단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별은 단지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서로의 만남에 장미가시처럼 존재하는

패러독스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만남이 필연이라면 헤어짐조차 우리가 관여하지 못하는 신의 영역이므로 만날때

헤어짐도 예견했어야 했다.

인간에게 주어지는 실패는 성숙을 만든다고 현자는 말한다

사랑이 얼마나 고독하고 힘든건지 배웠으리라

한 번의 실연은 다시 시작하게 될 사랑을 위해 훌륭한 예방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산다는 것은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요 .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살아야 한다는 존재의 이유이기에 다시 새로운 사랑을 하자.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같은 강렬함으로 아낌없이 주는 실버스타인의 나무같은 사랑을 하자

또 다시 그리움으로 몇 날밤을 설친다 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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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생각나면 어쩌죠 

  

쳐 지나가는 인파 속에서

익숙한 향기 있어 돌아봅니다 

불현 듯 차창 밖으로 지나치는 

긴 머리의 여인을 보며 

당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못견디게 그리우면 

전화를 겁니다 

여보세요

유선을 통해 전해지는 당신

끝내 보고싶다 말하지 못하고 

마냥 웁니다.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사랑한다 말했나요

 

이미 정해진 만남이라

 

왜 의미를 부여했나요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이루지 못 할 사랑인데

 

왜 영원하다 약속했나요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이제는

 

다시 만날 사랑을 위해 

 

당신을 말끔히 지워야겠어요

 

책임질 수 있는 사랑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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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렇게도 슬픈가요 

 

무엇이 그렇게도 슬픈가요 

 

무엇이 그렇게도 눈물나나요

 

아닌 것은 아닌 것이고 

 

아닌 것이 옳은 것이 될 수 없음을

 

당신과 나 알아야 했습니다

 

그저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구속하려 했던 욕심도

 

당신과 나 알아야 했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그리움으로 열병을 앓았습니다

 

남들은 속도 모르고 사랑이란 건

 

한 입 먹고 놔두면 녹아 버리는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라 말합니다

 

그러니 헤어졌다고

 

슬퍼할 필요 없다고들 말합니다.

 

그런데 어떡해요

 

보고싶어 미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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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헤어짐이야

 

변하는 게 진리입니다

만물이 시간따라 변하 듯

영원할 것 같았던 우리사랑도

세월따라 변할 것입니다. 

만남이 헤어짐이 될 수 있음을 

처음부터 알고 사랑합시다 .

그러니 

상대를 구속하지 마세요

마지막 사랑이 아니라면

 

터미널 뒤 오솔길

 

혹시

터미널 뒤 오솔길을 아시나요 

바스락 낙엽 밟히는 소리 

무슨 말을 할까  

서로의 떨리는 가슴이 있습니다.  

 

터미널 뒤 오솔길을 아시나요 

 

오솔길 끄트머리에 

 

허름한 포장마차 하나가 있죠 .

 

어묵 몇 꼬치에 따뜻한 국물 

 

그리고 소주 한 잔 마실 수 있는 

 

터미널 뒤 오솔길을 아시나요. 

 

 

긴 오솔길은 어느새  끝나고 

 

번잡한 도로와 접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없고 

 

그저 다음을 기약합니다. 

 

진작에 고백할 걸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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