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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포함하여 일주일을 쉬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지만 특별히 계획되거나 할 것도 없고 그래서 늘 일요일 아침에 출발하여 오후에 올라오는 까닭에 실제로 밭일을 하는 시간은 고작 4-5시간 밖에 없어 제대로 일을 마치지 못하고 서울로 올라오곤 했는데 이번에는 마음잡고 2박 3일 예정으로 시골 텃밭에 갔다. 먹고 자는 것은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 2개밖에 없는 숙박시설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한산모시관 앞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저멀리 송전탑 좌측으로 움푹 들어간 곳이 내 텃밭이다.

텃밭에 도착하자마자 그늘막을 치고 매실밭에 퇴비를 주기 위해 덮여 있던 제초매트를 일정부분 제쳐놓았다. 그리고 나무둘레를 삽으로 약간씩 팠다. 퇴비는 올봄에 생산된 것이라 해도 비닐포대 속에 들어 있어 아직도 숙성되지 않아 퇴비가 나무에 직접 닿으면 가스가 발생해 나무가 고사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퇴비를 직접주지 않고 나무에 닿지 않게 둘레에 뿌려주면 된다.

올해 3월에 30cm크기의 막대기 하나를 땅에 꽂았을 뿐인데 이렇게나 컸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시골에 사는 친구가 퇴비 때문에 걱정하는 내게 올봄에 신청하여 쓰고 남은 퇴비 40포대를 가져왔다.1포대에 20kg이나 하는 퇴비를 날도 어두워지는데 텃밭까지 나르기가 보통일이 아니다. 서너포대만 텃밭 부근까지만 나르고 포기....누가 가져가든말든 나머지는 남의 밭에 놔뒀다.

다음날 아침 혼자서 남의 밭에 있던 퇴비를 내 텃밭 끄트머리 (거리로는 약 15m정도) 까지만 날랐다. 어찌나 힘들던지 지독한 닭똥 냄새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저 힘이 빠져 후들거리는 다리와 어깨로 들쳐 메고 옳기다 보니 오른손이 덜덜덜...아무런 장비도 없이 서울사람이 시골텃밭을 가꾼다는 것이 보통 힘든일이 아니다.

마지막 남은 풀숲이 거슬렸는데 마음먹고 제초작업을 했다.낫으로 톱으로 자르고 치고나니 약 10평정도가 새로 생긴 것 같다. 이로써 내 텃밭을 아낌없이 그리고 낭비없이 있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알뜰하다 알뜰해 ~ ㅋㅋ

심은지 7개월만에 보무도 당당하게 훌쩍 커버린 매실나무다

매실나무 둘레를 삽으로 둥그렇게 파고 퇴비를 주었다. 나무를 심고 처음으로 거름을 주었으니 맛나게 먹고 영양분을 팍팍 받아들여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저 퇴비를 언제 나르나 ......막막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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